원불교학과

Wonkwang University

원불교 서울 성적지순례콘텐츠 분석(김화성)

교학대학 원불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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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서울 성적지순례콘텐츠 분석(김화성)

Ⅰ. 서론

 

Ⅱ. 성적지순례콘텐츠의 개념과 가치

  1. 성적지의 정의
  2. 순례의 역사와 의미
  3. 콘텐츠의 개념과 적용

 

Ⅲ. 서울 성적지순례콘텐츠 분석

  1. 원불교 서울 성적지의 역사와 가치
  2. 서울 성적지 순례의 개요
  3. 서울 성적지순례콘텐츠 분석

1) 하드웨어

2) 소프트웨어

3) 콘텐츠웨어

4) 네트워크

 

  1. 결론

 

. 서론

 

종교관광은 인류 최초의 관광형태이다. 순례형태에서 산업혁명 이후 극심한 노동에 따른 회복기능 중시로 대중 관광 형태로 변화하였으며, 최근 관광객은 여행의 질적인 면을 추구하고, 관광을 통해 정신적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욕구가 증대하면서 종교관광에 대한 수요가 증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및 지자체에서는 종교자원을 차별적 관광콘텐츠로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의 증대로 다양한 종교관광 활성화 정책을 수립하고 있으며, 종교인들도 종교관광이 창출하는 경제적 ․ 포교적 ․ 교육적 효과에 주목하여 종단별로 다양한 종교관광을 기획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2018년 9월 서울시와 천주교 서울대교구, 서울관광재단이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4년여에 걸쳐 노력을 기울여온 천주교 순례길이 아시아 최초로 교황청에서 국제 순례지로 인정받게 됐다. 교황청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서소문 역사공원에서 ‘천주교 서울 순례길’ 선포식이 열렸다. 이 순례길은 역사적 고증을 위한 다양한 학술·연구, 한국 천주교의 특수성과 서울 역사·문화를 알리기 위한 국내외 전시 등 다각도의 노력을 통해 개발된, 서울에 천주교 전파 이후의 역사적 공간들을 잇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시는 이 길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세계적 도보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해 관광사업을 추진 중이다.

익산에 총본부를 두고 있는 원불교는 영광, 익산 등 5대 성지의 보존과 개발에 힘써왔다. 익산은 근대문화유산에 등록되는 쾌재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 성지들 모두 지방에 분포되어있어 원불교 교도를 제외한 일반인들의 방문을 유도할만한 기제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반해 서울 성적지는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에 위치하여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높다는 장점을 가진다. 또한 원불교 교화 확장을 위해 서울회관을 재건축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와 연계하여 서울 성적지 순례를 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성적지’라는 개념은 원불교에서 행정상 규정하고 있는 용어로 이를 키워드로 하는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며, 이보다는 ‘성지 순례’에 대한 연구들이 주로 이루어져 왔다. 성적지와 성지에 대한 개념 정의와 교규 개정에 따른 용어의 의미변화에 대해 면밀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적지와 성지를 같은 개념으로 사용해온 것으로 보인다. 성지 순례에 대한 연구는 원불교학 이외의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개념 정리를 위하여 ‘성지’, ‘순례’를 키워드로 하는 선행연구들을 고찰하였다. ‘성(적)지’, ‘순례’를 키워드로 하는 연구들은 종교학, 기독교학, 불교학, 관광학 등의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종교학, 기독교학, 불교학 등에서는 주로 각 종교에서의 성지와 순례의 기원과 의미, 특정 성지에 대한 분석, 성지순례의 현대화를 주제로 하고 있다. 관광학에서는 성지순례를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바라보고 참여자의 동기나 만족도 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주제들은 성지가 가지는 종교적 의미 또는 순례라는 행위에 대한 이론적 의미를 밝히거나, 관광자원으로서의 효과와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 연구는 모두 과거나 현재를 구분하고 한 쪽에 천착한 관점을 유지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다시 말해 과거 성지 순례가 가지는 종교성과 진정성, 그리고 현재 관광 상품으로까지 변화된 성지 순례라는 현상 간의 간극을 메우려는 시도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선행연구 고찰을 통한 연구의 한계점 및 그에 대한 착안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원불교 성지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며 성적지, 특히 서울 성적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원불교 서울 성적지를 연구 대상으로 설정하고자 한다. 둘째, 원불교 성지 순례에 대한 연구는 성지의 교사적 의미, 지역의 역사, 경관 등에 대한 정보를 나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서울 성적지라는 공간에 내재된 다양한 요소들을 유기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문화콘텐츠 분석틀을 차용하여 서울 성적지를 둘러싼 유․무형의 자원을 재분류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성적지순례콘텐츠의 개념을 살펴보고 서울 성적지와 관련된 자료들을 재분류함으로써 서울 성적지라는 공간이 가지는 역사적 가치와 장소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순례의 본래 의미와 목적을 실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보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은 서울 성적지 순례길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이를 통해 대종사님의 본의와 경륜이 더욱 드러남으로써 교화와 원불교 인지도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성적지순례콘텐츠의 개념과 가치

 

성지 순례는 모든 종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순례가 성스러움과 세속적인 것의 양극단을 넘나들며 여가를 위해 관광으로까지 변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종교계는 우려를 표하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탈종교 시대 교화의 방편으로 성지 순례를 개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되 성지 순례의 진정성이 훼손되는 않는 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성지 순례를 관광학적 측면에서 하나의 상품으로써 보는 시각이 아닌 다양한 주체가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유기적으로 이 공간의 의미를 구성해가는 관점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문화에 대한 이러한 동사적 의미에 중심을 두고 문화의 원형 또는 문화적 요소를 발굴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가치(원형성, 잠재성, 활용성)를 찾아내어 매체(on-off line)에 결합하는 새로운 문화의 창조과정을 의미하는 문화콘텐츠 개념을 분석에 적용해 보고자 한다.

분석의 기초 작업으로써 이번 장에서는 먼저 성지 순례의 의미와 가치를 살펴본 후 자원이 어떠한 단계를 거쳐 콘텐츠로 개발 ․ 활용되어지는지에 대해 콘텐츠의 개념 정의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1. 성적지의 정의

 

‘성적(聖蹟)’은 원불교 문화재로서 원불교법의 시행규칙인 교규의 <원불교문화재관리규정>에 정의되어있다. 원불교 문화재는 교단의 역사적 · 예술적 · 학술적 · 경관적 가치가 큰 대성지(大聖地), 성지(聖地), 사적(史蹟), 유물(遺物)을 포함한다. 여기서 ‘사적’은 교단적 가치가 큰 터로 비중에 따라 ‘성적’과 ‘교적(敎蹟)’ 두 종류로 분류된다. 성적은 ‘소태산 대종사의 탄생, 구도, 대각 및 제중사업 등에 직접 관련된 역사적 가치가 큰 터’ 또는 ‘법계(法階)가 대원정사(大圓正師)인 선진의 탄생, 구도, 제중사업을 이룬 곳으로 교단적으로 역사적 가치가 큰 터’를 뜻하며, 교적은 ‘교단 창립 또는 발전 과정에서 가치가 있는 터’를 말한다.

현재 <원불교문화재관리규정>은 2013년(원기 98) 7월 9일에 교규 제229호로 4차 개정되었다. 이 규정은 <사적 및 유물관리법>으로 1975년(원기 60) 4월 12일에 교규 제 36호로 처음 제정되었다. 당시에는 성적지라는 명칭이 없고 보존가치의 비중을 따라 사적과 유물을 1급에서 4급으로 분류했다. 1989년(원기 74) 12월 15일에 개정(교구 제 88호)하면서 성지와 사적지를 구분하고 사적지를 다시 성적지, 사적지, 유적지로 분류하였다. 이때 성지는 대종사의 탄생, 구도, 대각 및 제중사업 등 교단 창립에 관련된 터와 구조물이 밀집되어 있는 특정지역 일대를 말하며, 성적지는 대종사와 직접 관련된 터, 그리고 법계가 대원정사인 선진의 탄생, 구도 제중사업을 이룬 터로 교단적 역사가 깊고 가치가 큰 터로 규정된다. 2000년(원기 85) 5월 8일 개정(교규 제 88호)에 의해 성지에서 사대성지가 따로 분류되어 나오게 되고, 2003년(원기 98) 7월 9일 원불교문화재관리규정(교규 제229호)로 전면 개정되었다. 원불교문화재규정 제3조(정의)에서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문화재이라 함은 교단의 역사적․예술적․학술적․경관적 가치가 큰 다음의 각 항을 말한다.

① 대성지(大聖地): 소태산 대종사의 탄생, 구도, 대각 및 제중사업 등 교단 창립과정에 관련된 터와 구조물이 밀집되어 있는 특정지역

②성지(聖地): 법계가 대원정사인 선진의 탄생, 구도, 대각 및 제중사업 등 교단사적 의미가 있는 터와 구조물이 밀집되어 있는 특정지역 일대를 성지로 지정할 수 있다.

③사적(史蹟): 교단적 가치가 큰 터로, 비중에 따라 다음 2종류로 분류한다.

  1. 성적(聖蹟):

가. 소태산 대종사의 탄생, 구도, 대각 및 제중사업 등에 직접 관련된 역사적 가치가 큰 터

나. 법계(法階)가 대원정사(大圓正師)인 선진의 탄생, 구도, 제중사업을 이룬 곳 으로 교단적으로 역사적 가치가 큰 터

  1. 교적(敎蹟): 교단 창립 또는 발전 과정에서 가치가 있는 터

 

원불교 규정에 따른 성지와 성적지 정의의 변화를 살펴보면 먼저 처음 시행된 규정에서는 사적과 유물을 합하여 보존가치의 비중에 따라 급수로 나누었으며 성지와 성적지의 개념은 등장하지 않는다. 이후 개정을 통해 사적과 유물의 범주가 구분되면서 성지 개념이 새롭게 추가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그 다음 개정에서는 성지와 사대성지가 각각 구분된다. 그러나 성지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대종사와 법계가 대원정사인 선진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성적지 또한 분류 기준이 동일하여 성지와 성적지의 구분이 명확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전면개정판은 기존의 사대성지와 성지로 구분된 것을 대성지와 성지로 재규정하였으며, 성적지, 사적지, 유적지로 구성되었던 사적을 성적과 교적으로 단순화하여 재분류하고 있다. 또한 ‘성적’은 소태산 대종사와 대원정사인 선진을 기준으로 하며 ‘교적’은 교단 창립 또는 발전 과정에서 가치가 있는 터로 정의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정의가 포괄적이고 모호한 측면이 있었다면 중복과 혼란을 피하고 간명하게 개정한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에 앞서 성지와 사적에 대한 정의를 좀 더 명확히 규정할 필요성이 있다. 예를 들어 어느 것이 더 큰 범주를 지니며 서로를 포함하는지에 대한 구분, 또는 상·하위 개념 등을 명료하게 제시함으로써 서울 성적지에 대한 정의와 가치가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을 것이며 비로소 성적지 관련 정책과 사업 또한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2. 순례의 역사와 의미

순례란 종교적 목적을 지닌 여행으로서 일상에서 벗어나 신앙심을 고취하고 새로운 종교적 경험을 얻고자 하는 종교의례의 일종이다. 순례의 라틴어 어원인 ‘peregrinum’은 ‘먼 곳을 방랑함(wandering over a distance)’에서 유래되었으며, 순례자(pilgrim)는 본래 ‘이방인’이나 ‘통과자’라는 의미가 있다. 힌두교에서는 순례를 띠르타(tritha)라고 하는데 ‘건너다’는 의미를 지닌 ‘tri’에서 유래한 것이다. 띠르타는 윤회의 강을 건너가는 장소이다.

먼저 서양에서 보는 순례에 대한 이론을 살펴보면, 터너(V. Turner & E. Turner)는 성지 순례란 사람들이 그들의 건조하고 규격화된 일상의 삶에서 종교적 행위를 통해 신성한 장소와 시간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볼코닉(B. Vukonic)은 정화, 구원, 치료 등을 성지순례의 목적으로 밝히고 있으며, 뒤프롱(A. Dupront)은 순례는 인간과 공간과의 만남 및 성스러움에의 참여라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원불교학에서 연구되어온 성지순례의 개념들을 살펴보면, 서문성(1996)은 성지순례는 언제나 대종사, 교단의 선진들과 나를 보다 친밀히 만나게 해주는 장이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해주는 열려 있는 장이라고 규정하였다. 한도운(1993)은 종교적인 헌신을 위하거나 초월적인 능력을 얻기 위하여 성지를 여행하는 행위이며, 특수한 은혜가 주어진다는 신앙심에서 성지를 찾아가는 것을 순례라고 하였다. 허종희(2002)는 성지순례의 효과로 원불교 교도로서의 정체성 확립과 신앙심의 고취를 말한다. 이혜진(2013)은 성지순례는 단순한 여행이 아닌 선조들이 이룩한 신앙적 유산을 사실적으로 더듬어 가면서 그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는가를 사색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이상의 의미들을 종합해볼 때, 성지는 종교의 시작, 순교와 같은 과거 종교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이 발생한 특정 장소 등을 의미하므로 ‘성스러움’에 바탕함을 알 수 있다. 그 장소에 가는 것은 과거 그 역사의 현장에 참여함으로써 신앙의 대상과 일치되거나 가까이 함을 의미하고 이를 통해 신앙심이 고취되고 성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원불교 성지 순례가 불교나 기독교와 차별되는 점은 실제 교조가 탄생하고, 구도하고, 법을 펴고, 창립의 인연들을 만난 성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원불교 성지 순례자는 각 성지를 통해서 원불교 창립의 과정과 배경, 교조의 생애와 사상을 좀 더 가까이 체감하고 배울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스승이 법을 새로 내는 일이나, 제자들이 그 법을 받아서 후래 대중에게 전하는 일이나, 또 후래 대중이 그 법을 반가이 받들어 실행하는 일이 삼위일체되는 일이라, 그 공덕도 또한 다름이 없나니라.’ 는 대종경 말씀은 법을 새로 내신 대종사님이나, 이 대종사님 법을 받아서 대중에게 전해주는 교역자나, 또 전해준 그 법을 반가이 받들어 실행하는 일반 교도들이 삼위일체가 되며 그 공덕도 또한 같다는 말씀으로 풀이할 수 있으며 곧 성지 순례의 의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 콘텐츠의 개념과 적용

 

콘텐츠(Contents)는 콘텐트(Content)라는 낱말의 복수형으로, 콘텐트의 일반적 정의는 ‘말이나 문장 또는 여러 종류의 예술 작품과 어떤 매체를 통해서 표현되어지는 내용’ 즉, 미디어에 담을 내용 또는 미디어에 담긴 내용물을 가리킨다. 콘텐트는 1990년대 중반 유럽에서 ‘멀티미디어 콘텐트’(multimedia content)란 용어가 사용되면서부터 오늘날의 용례로 쓰이게 되었는데, 이것은 한국에서 모든 형태의 미디어에 담기는 내용물 전반을 가리킨다는 의미로 자연스럽게 복수의 형태로 변형되었다. 특히 다중적 활용을 의미하는 OSMU(One Source Multi Use)의 개념이 강조되면서 복수형이 고착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활용가치에만 초점이 맞추는 것이 아닌 개별 콘텐츠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반드시 체계적인 콘텐츠의 발굴 및 개발과정 분석이 뒷받침되어야한다. 일반적으로 콘텐츠는 ①콘텐츠 원형→ ②콘텐츠 작품→ ③콘텐츠 상품으로의 변화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단계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고려되어야 함이 강조된다. 콘텐츠 연구와 콘텐츠 활용이 각 단계별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만 해당 지역 또는 공간의 의미와 가치를 진정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창의적으로 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분 농촌 지역 도시 지역 종교적 성적지
목표 지역관련 산업 개발 및 경쟁력 향상 도시 브랜드 및 이미지 제고 신앙심 고취 및 교화
자원 지역내부자원(전통지식, 향토자원) 지역내부자원, 문화예술 공동체내부자원(역사자원, 문화재자원)
활동 지역내부활동 활동간의 다양한 교류가 중심 다양한 주체간의 창의적 활동
주체 내부인 내부인, 시민, 기업, 학교, 문화예술가 내부인, 시민, 정부,

문화예술가

성격 지역성, 토착성 지역정체성 종교정체성
공간 개발공간 일상공간 비일상적-일상적 공간

출처: 박민하,「내생적 요인의 도시문화콘텐츠화에 관한 적용가능성 연구」, 2012, 133쪽 참조 재구성.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도시문화콘텐츠의 개념을 차용하여 성적지순례콘텐츠 개념을 도출해보고 이에 바탕하여 서울 성적지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도시문화콘텐츠는 ‘도시라는 공간을 전달매체로 한 문화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이 개념은 지역개발의 패러다임인 ‘내생개발(endogenous development)’로부터 출발하는데 주로 농촌지역 개발에 적용되다가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정책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수용하는데 있어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의 내생적 요인의 가치를 인식하되, 문화 다양성 및 개방성이 투영된 도시문화콘텐츠로 확대하여 재해석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지역적 범주를 도시에서 종교적 성지 지역으로 확대 적용한 성적지순례콘텐츠는 성(적)지라는 공간을 전달매체로 한 문화콘텐츠를 의미하며, 종교적 성지를 개발하는데 있어 해당 종교의 내생적 요인과 신앙공동체가 만들어가는 역동적인 문화가 투영됨으로써 공간에 대해 진정성이 부여될 수 있는 것이다.

즉, 도시문화콘텐츠는 첫째, 도시라는 공간 안에서 발생하는 문화콘텐츠, 둘째, 개발 가능한 문화자원을 발굴하여 해당 도시의 공간과 연계함으로써 도시 자체가 문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을 지니며, 셋째, 자원 및 총체적 삶의 양식으로서의 문화까지 포함한다. 또한 도시문화콘텐츠의 성격으로 일상적인 문화, 지역의 정체성, 주민 참여적(문화 향유적), 소통의 요소(사회통합적), 전체 도시와 조화로운 성격 등을 제시한다.

구분 도시문화콘텐츠 성적지순례콘텐츠
목표 자생적 발전을 통한 문화적 향유 증대 신앙심 고취 및 교화 활성화
자원 지역내부자원, 문화예술 창의성, 동기, 상상력 등이 콘텐츠로 발현 교조, 주요인물, 교사에 관련된 일체 구조문, 유물, 법문, 교리 등, 신앙심, 상상력 등이 콘텐츠로 발현
활동 활동의 경계가 없음 활동의 경계가 없음
주체 다양한 주체의 창의적인 역량 재가, 출가 교도, 문화예술가, 순례길 참여자 등 다양한 주체의 창의적인 역량
성격 개방성, 관용성 개방성, 관용성, 진정성, 흥미와 재미
공간 문화향유공간 종교문화향유공간

출처: 박민하,「내생적 요인의 도시문화콘텐츠화에 관한 적용가능성 연구」, 2012, 133쪽 참조 재구성.

 

 

이를 성적지를 대상으로 확대하여 재해석해보면 성적지순례콘텐츠는 종교적 성지라는 공간 안에서 발생하는 문화콘텐츠로 정의되며, 성지와 관련된 인물, 역사, 건축 등 개발 가능한 종교문화자원을 발굴하여 성적지 공간과 연계함으로써 일상적인 공간에서 성스러움이라는 비일상성을 체험하고 신앙심을 고취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지역이 해당 종교문화의 향유공간이 되도록 하며, 신앙적 삶의 양식으로서의 문화까지 포함한다. 또한 성격으로 해당 종교 고유의 문화, 정체성, 종교인과 신자, 순례자의 참여와 소통, 주변 공간과의 조화 등을 들 수 있다.

도시문화콘텐츠 개념은 지방자치제도의 실시와 지역개발에 따라 정책과 인프라 중심의 인위적 도입이 도시민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에 대응하지 못하자, 지역을 구성하는 자원과 문화콘텐츠적 가치의 결합에 대한 관심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도시문화콘텐츠의 핵심은 공간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유지·활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과정을 통해 도시문화콘텐츠를 풍부하게 하는 것으로 규정지을 수 있다. 성적지순례콘텐츠 또한 종교적 공간에 진정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성속의 공존이라는 장소성을 회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박민하(2012)는 도시문화콘텐츠의 구성요소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웨어, 네트워크를 제시하는데 본 연구에서는 이 분석틀을 차용하여 성적지 콘텐츠 분석을 시도해보고자 한다.

 

 

 

. 원불교 서울 성적지순례콘텐츠 분석

 

1. 원불교 서울 성적지의 역사와 가치

 

서울 성적지 역사는 소태산 대종사가 최도화의 안내로 송규, 서중안, 전음광을 대동하고 원기9년(1924) 3월 30일(음력 2월 25일) 오전 이리역(현 익산역)에서 경성행 열차를 타고 당일 저녁 경성역(현 서울역)에 내리면서 시작된다. 이것이 소태산 대종사의 첫 상경이자 경성교화의 출발이었고, 새 회상과 인연지로서 소태산 대종사와 제자들의 역사와 자취가 남겨진 서울지역은 교단사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당시는 익산총부 건설 이전이었으며 소태산 대종사 34세부터 53세인 원기28년 3월 29일 마지막 상경까지 만19년 간 최소 100여회 이상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10회 내지 5회 이상 상경하여 15~20일 이상 또는 1개월 반 정도를 체류하시기도 하며 상당시간을 경성에 거주하셨다.

익산에 총부가 완성되기도 전부터 약 20여년에 걸쳐 당시 물질문명의 총화였던 경성에 지속적으로 방문하신 소태산 대종사의 경륜과 포부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 역사의 발자취를 살피는 작업을 통해 소태산 대종사가 경성 교화를 펼친 본의를 이해함과 동시에 서울 성적지 순례콘텐츠의 가치와 진정성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의 행적과 이후 교단사에 미친 영향을 살펴봤을 때 서울 성적지가 가지는 첫 번째 의미는 대중교화를 키운 최초의 여성 수위단원들과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소태산은 최도화의 안내로 경성에 거주하는 박사시화와 그 친동생 박공명선, 공명선의 친녀 성성원 가에서 유숙하신 후, 서중안의 주선으로 시내 당주동에 가옥을 빌려 임시출장소를 정하시고 1개월 간 계시며 이동진화, 김삼매화 등 여러 회원을 얻으셨다. 이동진화는 창신동에 있는 자신의 수양채를 ‘경성출장소(창신동 회관)’로 희사하여 소태산은 제2차 상경에서 이곳을 찾아온 민자연화, 이공주, 이성각, 김영신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원기 15년(1930) 5월 24일(음력 4월 26일)에 소태산은 경성출장소 창신동 회관에서 임시 여자정수위단을 최초로 조직한다. 경성에서 입회한 이공주, 이동진화, 박사시화와 경성회원들을 인도한 최도화가 수위단원이 된다.

서울 성적지가 가지는 두 번째 의미는 대종사께서 수많은 법을 설한 곳이라는 것이다. 계동에 위치한 이공주의 집은 소태산 대종사가 ‘계동출장소’, ‘계동연구회’라 부르며 원기11년 경성출장소 설립까지 그 역할을 담당했다. 대종사는 이공주에게 가장 많은 법을 설하였다고 하시며 ‘법낭(法囊)’이라는 아호를 주기도 했다. 특히 이곳에서 설해진 ‘약자로 강자되는 법문’은 원기 13년 5월에 발행된 <월말통신> 제1호에 이공주의 수필로 게재되며 소태산 대종사 법문 중 최초로 수필 되어 발표된 법문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또한 경성출장소가 있었던 창신동터에서는 성주(聖呪)법문이 설해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서울 성적지는 법규와 제도의 시연지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불법연구회시절 법규나 제도의 많은 부분을 경성에서 먼저 시행하고 그 경험에 바탕하여 익산본관이나 각 지방으로 확산 시행했던 경우가 많다. 일기기재의 원형인 단원 매월매일 성적조사와 신정 상장예법과 은부시녀법, 임시 여자수위단 조직, 교리강습회, 재가교무의 시행 등이 있다.

이렇듯 경성 교화의 역사를 되짚어봤을 때 서울에는 소태산과 선진들의 숨결과 발자취가 새겨져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성적지로서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소태산 대종사에게 경성은 익산 본관을 넘어선 지방교화의 핵심 포석으로써 역할을 의미했고, 경성에 부임된 교무들만 보아도 당대의 중추적 인물들로 소태산이 얼마나 경성의 역할과 중요성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지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2. 서울 성적지 순례의 개요

 

‘서울 성적지 순례’라는 표현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16년 ‘원불교 100주년 기념대회’를 통해서이다. 과거 소태산대종사 탄생 100주년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원기 76년(1991년) 소태산이 대각, 개교한 대각지를 장엄하였고, 원기 85년(2000년) 정산종사탄생 100주년을 기념사업으로 성주성지 보본장엄으로 성주성지의 기념도량을 조성한바 있다. 원기 98년(2013년) 대산종사 탄생 100주년에는 대산종사 생가 성지순례객을 위한 해설사를 양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교조, 교단, 종법사를 기념하기 위해 성지 보존 및 장엄 사업이 꾸준히 이루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서울 성적지 순례는 원불교 100년 기념 성업봉찬사업의 일환으로 100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100주년 행사, 그리고 소태산 대종사가 19여 년 동안 100회 이상 다녀간 서울 교화지, 100년의 제자들이 ‘개벽’이라는 이름으로 성자의 혼을 밟아간다는 의미에서 ‘개벽순례’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재가교도 69명과 출가교도 4명으로 구성된 서울 원문화해설단이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되어 2015년 11월부터 5개월간의 교육을 통해 2016년 3월 ‘개벽순례단’으로 다시 태어났다. 개벽순례단은 원불교 스토리를 사회 곳곳에서 알리는 원불교 문화교화의 공도자, 원불교 성지인 영산, 변산, 익산, 성주를 넘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원불교 역사 및 문화자원 발굴 및 연계를 통한 교화대불공의 문화 마중물, 소태산 대종사께서 1백여 차례이상 방문한 서울에서 스승님을 새롭게 모시는 작은 효행, 기념대회를 대적공으로 함께 만들어가고 향후 지속 가능하게 활동할 예비인력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기획목적과 방향을 가진다.

재가교도로 구성된 서울 원문화해설단은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 봉행위원회가 주관하고 서문성 교무의 지도로 원불교교사 수업 및 현장 답사 등으로 이루어진 전문적인 교육을 총18회 이수하면서 직접 서울 성적지 순례 코스를 발굴하는 기획자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백년 성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개벽순례단의 고유 업무를 이양 받고 2016년 7월 서울교구 단체로 정식 등록하면서 원불교 역사문화자원을 발굴하고 전파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춘 조직으로 서울 성적지와 관련하여 주도적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성적지 순례는 기념대회 주간(3.13~6.19)동안 북촌길과 창신길 총 2개의 코스로 진행되었으며 총 856명이 참여하였다. 북촌길은 소태산 대종사가 경성교화에 큰 힘이 된 대중 교화 인연들을 만난 경성교화의 태동지로 창덕궁, 은덕문화원, 인촌 김성수 예집, 성성원 선진 집터, 이공주 선진 집터, 중앙고등학교, 이동진화 선진 집터, 원불교 시민선방과 문향재, 천도교 중앙대교당, 조계사로 이루어진 코스이다. 창신길은 수도에 출장소를 설치하고 대종사가 만 19년간 1백여 차례 이상 방문하여 전법교화를 펼친 새 회상 교화지로 동대문성곽공원(한국 최초 부인병원 동대문부인병원 터), 서울교당 창신동 터, 황정신행이 지은 이화장, 서울교당 돈암동 터로 구성되어 있다.

 

 

  1. 서울 성적지순례콘텐츠 분석

 

1) 하드웨어

 

하드웨어란 일종의 인프라이다. 문화발전의 기본 요소로서 문화 인프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지니고 있으며, 문화인프라 확보는 지역이 얼마만큼의 문화시설을 보유하고 있는가와 같은 의미라 할 수 있다. 다양한 문화 향유를 가능하게 하는 공간 범주를 하드웨어라 명명할 수 있다.

서울 성적지의 하드웨어는 북촌길, 광화문길, 낙산길(창신길), 남산길, 우이령 코스 등 총 5개의 코스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순례코스는 북촌길, 창신길, 남산길 3개이다. 이 중 주목되는 점은 북촌길의 순례 지점들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하고 있는 북촌한옥마을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북촌한옥마을은 역사문화미관지구로서 제1종 일반주거지역 도시계획을 수립 중으로 가회동 11, 31, 33번지 일대는 대표적인 한옥밀집지역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북촌 코스의 성성원 선진 집터, 이동진화 선진 집터, 이공주 선진 집터가 이 한옥마을 안에 자리잡고 있으나 집이 보존되어 있지는 않다. 순례를 하면서 해설사의 설명에 의존하여 터를 확인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해설사의 설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저연령층의 순례 방문객은 순례길의 가치를 느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만족도와 재방문 의사 또한 낮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북촌한옥마을은 이미 관광지로서 자리 잡고 있으며, 한옥이라는 독특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통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다. 북촌길 코스는 이러한 하드웨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또한 코스 중에는 원불교 은덕문화원과 시민선방 등이 포함되어 있어 이 공간 또한 순례객에게 원불교 역사와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거점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선방은 원기93년 고 이철원 대호법·김명환 종사의 희사로 마련된 도심 속의 선방이자 새삶회의 정신개벽운동의 터전이 되고 있다. 원불교여성회가 운영하는 ‘차향기 듣는 집-문향재’는 2시간의 개벽순례 중간에 쉼표를 찍는 곳이 될 수 있다. 또한 은덕문화원은 원불교를 알리는 공간임은 물론, 이웃종교나 사상을 한 번도 깎아내린 적 없는 소태산 대종사와 교단의 존중과 배려가 담겨진 다양한 담론의 터전으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2) 소프트웨어

 

도시문화콘텐츠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축제, 공연, 전시 등이 이에 해당되며,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활동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이는 다양한 주체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가, 다양한 주체들의 자발성이 결여된 체로 시작되었는가와 깊은 관련성을 지닌다. 이를 적용해봤을 때 서울 성적지의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축제, 문화행사 등이 아직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원형으로서의 문화자원은 풍부하게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성교화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을 정리한 서문성 교무와 방길튼 교무의 서적이 대표적이며, 원불교사상연구원에서 주관한 ‘개벽의 시대를 연 원불교 여성 10대 제자’학술대회와 원음방송에 방영된 프로그램도 좋은 자원이 될 것이다. 방길튼 교무가 정리한 경성 예회록 모음과 경성에서 설해진 법문 또한 원형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 최근 원불교 청년회에서 주최하는 제14회 청년교리퀴즈한마당이 ‘소태산 대종사의 경성교화’를 주제로 기획되었는데 이는 서울 성적지순례콘텐츠의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재청에서 발간된『근현대문화유산 종교(민족종교)분야 목록화 조사연구 보고서(2016)』에 의하면, 경성교화와 관련하여 여자정수위단원서원문, 황정신행이 대종사에게 보낸 편지, 선진 진영 여자 사진첩, 서울출장소, 개성출장소에서 찍은 기념사진 등의 유물이 원불교역사박물관과 원불교기록관에 보관되어 있는데 이를 활용한다면 그동안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교단 창립기 여성 제자들과 관련한 자원도 여성의 권리를 신장시켰다고 평가받는 원불교 정신을 나타낼 수 있는 흥미로운 테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경성교화를 둘러싼 연구, 서적, 법문, 유물 등의 자원은 창의력이 더해진다면 향후 다양한 소프트웨어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 콘텐츠웨어

 

콘텐츠웨어는 인적자원에 기본 토대가 있으며, 다양한 주체들의 창의적인 활동과 역량이 지역 역동성을 극화시킬 수 있는 콘텐츠웨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문화적 연대감에서 비롯된 인적자원의 활동은 자발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역의 정체성을 견고히 하는데 있어서 효과이며, 동시에 자생적인 지역발전을 진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므로 보다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성적지순례콘텐츠에 적용해보면 재가, 출가 교도, 일반 순례 참여자, 관광객, 문화예술인에서부터 각 교구와 교당, 기관, 단체, 재단에 이르기까지 원불교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조직이 콘텐츠웨어로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성적지순례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있어 종교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현재 가장 강력한 콘텐츠웨어는 단연 ‘원문화해설단’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들이 자발성을 가지고 순례 코스를 개발하고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것은 경성교화라는 원형이 가지는 가치에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이러한 조직들이 자발성을 가지고 성적지순례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경성교화라는 역사적 원형에 대해 인지하고 그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 선결과제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교단의 기념적 이벤트로 일회성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지속성을 가지고 그 가치를 충분히 드러내는 작업이 가능한 단체 또는 조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 네트워크

 

도시문화콘텐츠의 네트워크란, 하드웨어 ․ 소트웨어 ․ 콘텐츠웨어를 상호연결할 수 있는 요소에 해당한다. 도시문화콘텐츠의 네트워크란 물리적 경계에서 벗어난 공동체성, 참여와 개방, 소통과 협력 등의 요인이 지역이라는 토대에서 공유되는 총체적인 과정이라 설명할 수 있다. 여기서 도시문화콘텐츠의 네트워크가 지니는 핵심은 사회의 공동체 특성과 변화를 수용한 공동체의 개념이다.

이를 성적지순례콘텐츠에 적용해보면 서울 성적지의 네트워크는 중앙의 문화사회부 성적지 담당부서와 서울교구, 원문화해설단과 순례 방문객인 교도와 일반인, 문화예술인 등 다양한 주체간의 연대라고 할 수 있다. 이 네트워크는 서울이라는 공간과 성적지라는 하드웨어가 만나 만들어지는 순례콘텐츠라는 소프트웨어를 순례, 전시, 연구, 체험프로그램, 축제 등의 형태로 구현하기 위해 구성되어 공동의 관심사와 신앙이라는 종교적 연대감으로 연결된 공동체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종교적 연대감에서 비롯된 공동체성은 강한 편이라 할 수 있지만 이에 비해 소통과 협력차원에서의 실질적인 네트워크는 다소 미흡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음악, 미술, 공예, 문학 등을 아우르는 여러 분야에 대한 공유가 다양한 조직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되기는 힘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성적지 순례라는 콘텐츠가 가진 매력과 서울이라는 수도이자 관광 지역이 가지는 참여와 개방의 이미지가 뒷받침되어 있기 때문에 그 잠재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원문화해설단은 서울 성적지 순례를 이끌어가는 자발성 강한 조직이므로 소통과 협력차원에서 서울교구와의 기반이 형성되어 있는 편이다. 콘텐츠 구현에 중심이 되는 순례길 중 북촌길에 위치한 은덕문화원과 시민선방과 함께 이들은 다양한 인적자원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일부 교구나 교당 또는 교도 개인들의 참여가 있지만, 성지 순례와 서울 성적지의 가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참여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관련 이벤트나 축제, 체험 프로그램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순례콘텐츠를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제도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네트워크가 비교적 잘 형성되어 있지 원불교 관련 기관과 각종 단체들 사이에 네트워크 구성 유인책에 대한 방안도 모색이 필요하다.

 

 

 

 

. 결론

 

지금까지 원불교 서울 성적지순례콘텐츠의 개념과 가치를 살펴보고 성적지순례콘텐츠를 구성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웨어, 네트워크 등 4개의 틀로 서울 성적지의 분석을 시도해보았다.

그 결과 서울 성적지 순례길이라는 하드웨어와 교단사적 원형으로서의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원문화해설단 등의 콘텐츠웨어가 구성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다양한 주체의 창의적인 역량이 협력하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종교적 연대감과 신앙심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성은 강한 편이었지만, 제도적인 소통과 협력차원에서의 실질적 네트워크 비교적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지가 가지는 교단사적 가치와 순례라는 행위를 통한 신앙심 고취라는 성적지 순례의 진정성이 성적지순례콘텐츠을 통해 구현되기 위해서는 원형의 가치에 대한 인식과 공감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종교적 연대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체의 창의적인 역량을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는 선순환적 발전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창의성을 허용하고 문화예술을 결합하여 성적지 순례 문화를 정착시킬 때 보다 원활하게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인적자원의 다양한 역량을 결집할 수 있고 자발적인 협력과 네트워크가 활발할 때 보다 다양한 성적지순례콘텐츠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성적지 순례라는 콘텐츠와 근현대사의 역사성과 교단창립기의 정신이 담겨진 서울 성적지의 장소성을 바탕으로 성적지순례콘텐츠화에서 나타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웨어, 네트워크를 유기적으로 생각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성적지순례콘텐츠라는 유기적인 구조에 대한 인식의 확산과 이해가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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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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